빚이 2억이면 개인회생이 안 된다는 말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빚이 너무 많아서 개인회생은 안 될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물어보면 대개 인터넷 글이나 지인의 말입니다.
총액이 크면 절차가 무거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신청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은 채무가 2억을 넘은 상태에서 변제계획이 인가된 사건의 기록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사건 개요 — 정년을 앞둔 관리직
의뢰인은 청주에 거주하는 60대였습니다. 회사에서 관리 업무를 맡고 있었고 급여를 받는 직장인이었습니다.
채무 총액은 2억을 넘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것이었고, 이자만 갚아도 원금이 줄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신청을 받아들여 절차를 개시했고, 이후 제출된 변제계획을 인가했습니다.
법이 정한 한도는 얼마인가요
개인회생에는 채무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담보가 없는 채무와 담보가 있는 채무를 나누어 각각 상한을 두는 구조입니다. 무담보채무는 10억원, 담보부채무는 15억원이 기준입니다.
담보가 없는 채무란 신용대출, 카드대금, 개인 간 차용처럼 잡힌 물건 없이 빌린 돈입니다. 담보부채무는 주택담보대출처럼 부동산이 잡혀 있는 경우입니다. 두 한도는 따로 계산하므로 합산해서 넘는지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즉 2억은 한도 안쪽입니다. 총액이 크다는 이유로 신청이 막히는 구간이 아닙니다. 상담에서 걱정하시는 금액대는 대부분 한도에 한참 못 미칩니다.
총액보다 먼저 보는 것
실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총액이 아니라 갚을 수 있는 구조가 나오는지입니다. 개인회생은 정해진 기간 동안 소득에서 생계비를 뺀 금액을 변제하고 남은 채무를 면책받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법원이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소득이 계속 들어오는지, 생계비를 뺀 뒤 변제에 쓸 수 있는 금액이 있는지, 그 금액으로 짠 계획이 채권자에게 파산보다 유리한지입니다.
총액이 크면 매달 갚아야 할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면책되는 금액이 늘어납니다. 변제액은 소득에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상담의 방향이 바뀝니다. 빚이 얼마인지를 세는 데 시간을 쓰는 대신, 매달 얼마를 낼 수 있는지를 계산하게 됩니다. 채무 총액은 신청서에 적는 숫자일 뿐이고, 절차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소득 쪽입니다.
반대로 총액이 작아도 소득이 불안정하면 어려워집니다. 채무가 3천만원인데 수입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2억인데 급여가 일정한 경우보다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금액의 크기와 절차의 난이도가 비례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변제계획 인가는 어떤 단계인가요
개인회생은 몇 단계로 나뉩니다. 신청을 하면 법원이 요건을 살펴 개시결정을 하고, 채권자 의견을 들은 뒤 변제계획을 인가합니다. 인가된 계획대로 변제를 마치면 면책 결정을 받습니다.
개시결정은 절차를 시작한다는 뜻이고, 인가는 갚을 계획이 확정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은 인가까지 나아간 경우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정년이 가까우면 불리한가요
변제 기간 동안 소득이 유지되어야 하므로 정년은 실제로 검토 대상입니다. 다만 나이 자체가 결격 사유는 아닙니다.
확인하는 것은 지금 소득이 있는지, 그 소득이 변제 기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퇴직이 예정되어 있다면 퇴직 후의 소득 계획을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재취업 가능성, 연금 수령 시점, 배우자 소득이 자료가 됩니다.
육십 대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걱정은 남은 근로 기간입니다. 그런데 변제 기간은 통상 3년입니다. 지금 근무 중이고 몇 년의 재직이 남아 있다면 기간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미루다가 퇴직 후에 시작하면 소득 증명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생계비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소득에서 생계비를 빼고 남는 금액이 변제에 쓰입니다. 생계비는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있습니다. 가구 인원수에 따른 기준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을 적용합니다.
기준을 넘는 지출이 필요하면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치료비나 부양 사정처럼 근거가 있는 항목은 반영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실제로 쓰는 돈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통신비나 보험료처럼 개인이 조정할 수 있는 항목은 기준 안에서 처리됩니다. 반면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나 부양 대상이 있다면 진단서와 관계 증명으로 사정을 밝힐 수 있습니다.
재산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재산이 있다고 신청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변제 총액이 그 재산을 청산했을 때 채권자가 받을 금액보다 적으면 인가가 어렵습니다. 이것을 청산가치 보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전세보증금, 자동차, 보험 해지환급금 같은 항목을 처음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나중에 드러나면 계획을 다시 짜야 하고 절차가 길어집니다.
사람들이 재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항목이 여기 포함됩니다. 오래 든 보장성 보험의 해지환급금, 회사에서 받을 퇴직금, 임차보증금 중 우선변제 범위를 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어도 빠뜨리면 같은 결과가 됩니다.
월 변제금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대략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정기 소득에서 기준 생계비를 뺀 금액이 매달 변제액이 되고, 그 금액에 변제 기간을 곱한 것이 총 변제액이 됩니다.
여기서 채무 총액은 계산에 직접 들어가지 않습니다. 총액이 커도 소득이 같으면 매달 내는 돈은 같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절차가 끝났을 때 면책되는 금액의 크기입니다.
다만 청산가치가 이 계산을 위로 밀어 올릴 수는 있습니다. 재산을 정리했을 때 채권자가 받을 금액이 계산된 총 변제액보다 크면, 그만큼을 채워야 인가가 납니다. 재산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총액부터 세지 마십시오
채무가 많은 분들의 공통점은 정확한 총액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얼마를 빌렸는지 기억이 흐릿하고, 연체 이자가 붙어 원래 금액과도 달라져 있습니다. 그 상태로 금액만 세다 보면 상담을 미루게 됩니다.
다음에 해당한다면 금액을 세는 것보다 소득과 지출을 정리하는 편이 빠릅니다.
- 빚이 억 단위라 개인회생 대상이 아니라고 들었다
- 이자만 내고 있어 원금이 줄지 않는다
-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아 지금 시작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다음 자료가 있으면 가능 여부가 빨리 나옵니다.
- 채무 목록 — 금융기관별 잔액과 연체 여부
- 최근 소득 자료 — 급여명세서, 원천징수영수증
- 재산 자료 — 전세계약서, 차량등록증, 보험 가입 내역
개인회생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빚이 얼마인지가 아니라 매달 얼마를 낼 수 있는지입니다. 총액을 보고 미리 포기하지 마시고, 소득과 지출을 정리한 상태로 상담을 시작하시면 판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억 단위라는 이유로 상담조차 하지 않으신 분들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